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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비의 소소한 창작이야기1-수학이야기-
화이트킬러1 본문
#0 프롤로그
F.O
앵커의 목소리가 공간을 펴져 흘러들어온다. 앵커목소리는 약간 고조되어 있다. 그래도 차분한 목소리다.
앵커na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연쇄 살인사건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 연쇄살인사건은 최악의 살인행각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발생되었던 연쇄살인사건, 000 기자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화면이 환해지면서 대형전광판화면 연쇄살인사건 tv뉴스 영상자료
기자na (영상 이미지) 1963년, 탈영병 고재봉이 육군 대대장 가족 6명을 흉기로 살해. 범행수법이 워낙 끔찍해 '살인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1975년, 연쇄살인범 김대두. 두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17명을 무차별 살해해 사회적 공분을 샀었습니다. 1982년 4월, 우범곤 순경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경남 의령의 한 마을에서 56명이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아웃되면 길가 카메라 대형 전광판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면, 전파사, 대합실 텔레비전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카메라,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잡는다. 사람들 하나같이 양미간이 찡그러져있다. 혀를 차는 사람들 고개를 심하게 좌우로 흔드는 사람들... 공포를 느끼며 소름이 돋았는지 파르르 몸을 떠는 사람들 등등... 사람들의 얼굴은 각각 미묘하게 변해있다. 사람들에게선 쓰윽 카메라 빠져나와 하늘을 잡는다.
푸른 하늘위로 시커먼 먹구름들이 스몰스몰 천천히 뒤덮는다. 먹구름이 하늘을 모두 덮으며 어두워진다. 어두워진 하늘에서 마른천둥번개가 와르릉 쿵쾅 우르릉 쿵쾅 번쩍!! 비는 내리지 않아 더욱 음침스럽다. 카메라 서서히 하늘에서 전파사를 잡는다. 전파사 텔레비전 앞에 멈추었던 사람들 천둥번개 소리에 놀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공중 컷, 서서히 사람들 하나둘 뛰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뛰는 모습위로 와드득 소낙비가 쏟아져 내린다. 사람들 갑작스런 소낙비에 우왕좌왕거리며 빠르게 뛴다.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10세, 갑작스러운 소낙비에 우왕좌왕 거리는 사람들 틈사이로 들어온다. 소녀 손엔 커다란 참고서가 들려져 있고, 고개를 푹 숙이고 소낙비에 어떤 반응조차 없이 천천히 사람들 틈사이로 걷고 있다.
dissolve
화면 바뀌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길가. 밤
카메라, 소년을 기준으로 따라 움직인다. 소년, 고개를 땅에 푹 들이박고 앞으로 걷다가 그만 쿵하고 누군가와 부닥치며 엉덩방아를 내리찧는다. 소년,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앞을 올려다본다. 덩치가 좋은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소년의 눈에서 섭직할 정도로 광기가 느껴진다.
덩치 :꼬마야 어디 다친 곳이 없니?
하며, 소년에게 손을 내민다. 소년 덩치의 손을 툭 치고 일어나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어디론가 향한다. 카메라 소년에게서 빠져나와 소년의 포커스로 보면 빨강우산을 쓰고 있는 화장을 찐하게 떡칠한 40대 초반의 여자가 들어온다. 엉덩이는 씰룩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소년, 그 빨강우산을 쫓아 움직인다. 서서히 암전.
#1 F. I 타이틀 몽타주
1, 광장. 해질 무렵
-자막 25년 후, 2019년
사람들이 가득 있는 광장.
광장스크린에 미북 극적인 종전선언협상타결이란 커다란 자막이 있고, 앵커는 고조된 목소리로 종전선언협상타결을 보도하고 있다.
dissolve
2, 화면 바뀌며, 길가 밤.
카메라 하늘에서 공중 컷으로 각양각색 우산들이 들어온다. 잠시 후, 빨강우산을 제외한 모든 우산 색은 흑백으로 변한다. 빨강우산하나만 도드라진다.
dissolve
3, 길가, 밤
검은 우비(키는 175~185), 고개를 푹 숙이고 빨강우산을 따라 움직인다.
dissolve
3, 길가 범람하는 하수구들, 밤
하늘에 구멍이라도 뻥 뚫렸는지 거칠게 쏟아져 내리는 비.
길가 여기저기 하수구로 넘쳐나는 빗물들.
dissolve
4, 남자의 구둣발이 고인 빗물을 처벅처벅 짓밟고 지나간다.
dissolve
5, 카메라 초점으로 여자1 뒤를 따라 움직인다.
(카메라 초점은 범인의 초점이다)
빨강우산을 들고 있는 여자1(30대).
뭔가 불기한 듯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뒤는 아무도 없다.
dissolve
6, 여자1,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왔는지 뒤를 슬쩍 보면 발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빨라지는 걸음은 뛰다시피... 카메라, 범인의 초점으로 같이 뛰어 생동감을 살린다.
dissolve
7, 여자1, 자신의 집 대문 앞에서 숨을 고르며, 핸드백에서 급하게 대문 키를 꺼내는데 그만 키가 바닥에 떨어진다. 여자1, 키를 줍기 위해 주저앉아 키를 줍는데, 앞으로 남자의 구둣발이 들어온다. 여자1, 식겁하며 엉덩방아를 찍으며 고개를 천천히 들어 앞을 본다. 검은 우비 처키처럼 칼을 들고 서 있다. 여자1, 우비의 모습에 식겁하며 고함소리와 함께 천둥번개가 와르릉 쿵쾅 번쩍!!!
dissolve
흐르는 빗물이 점점 붉어지며, 슬그머니 타이틀 백.
화이트 킬러 white killer
타이틀백 밑으로 들어오는 화면,
경찰차 경광등이 반짝거리며 살인현장 바로 옆을 지나간다.
F. O
#2 F. I 여자3 살해당한 장소 주차장. 이른 아침
거칠었던 비는 자자들고, 가랑비만이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폴리스라인이 안으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사진을 찍는 감식반, 하얀 우비를 입고 있다. 우비 뒤로 국과수란 글자가 박혀있다.
형사들, 잠복용 검은 우비를 입고 있다.
그리고 경찰들은 노란우비를 입고 있다.
노란우비 앞엔 한글로 ‘경찰’ 뒤엔 ‘폴리스’란 영어가 박혀있다.
얼핏 주차된 차들 사이로 들어나는 변사체.
카메라, 이 모든 것을 훑다가 검은 우비차림에 한 남자에게 멈춘다.
김팀장(35세)이다. 김팀장은 굳은 얼굴로 변사체를 바라보다가 변사체에서 30m정도 떨어진 곳에 놓인 빨강우산에 시선이 고정된다. 김팀장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빡빡 빨아본다. 그러나 담배는 비에 젖어 이미 꺼져버린 상태다. 김팀장은 천천히 빨강우산 쪽으로 발걸음을 움직인다. 빨강우산을 보는 김팀장의 얼굴이 미세하게 양미간이 일그러진다.
F. O
#3. F. I 범죄심리학 강의실. 낮
학생들 15명이 자리에 앉아있다.
강의실 안은 불이 꺼져있어 어둡다.
영사기가 돌아가고 영사기 화면으로 들어오는 그림들은 우리나라 역대 살인 장면들이다. 실제 영상자료로 순서대로 이미지들.
1, 김대두 사건(75년· 연쇄살인 기록)2, 우범곤 사건(82년· 살인 기록)3, 화성 연쇄살인 사건(86~91년·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건)4, 지존파 사건(94년· 부유층에 대한 극단적 반감과 계획적 시신 훼손)5, 온보현 사건(94년· 택시를 이용한 납치 살인사건)6, 막가파 영웅파 사건(96년· 부유층에 대한 극단적 반감)7, 정두영 사건(2000년· 부유층과 목격자 살해)8, 용인 연쇄살인 사건(2002년· 카드빚을 갚기 위한 우발적 연쇄살인)
9, 유영철 연쇄 살인사건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0개월간에 걸친 최악의 연쇄 살인사건 21명)
10, 정남규(연쇄살인 및 강간 2004년~2005년 5명 살해, 부상 14명
11, 강호순(연쇄살인 및 강간 보험사기 2005년 10월~ 2008년 12월 까지 등. 빠른 화면 이미지.
나교수(35) :(리모컨으로 영사기 전원을 끄며) 이들 하나 같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은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강의실 형광등 스위치를 올리자. 안은 대낮처럼 밝아진다) 19세기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필리프 피넬이 사이코패스 증상에 대해 최초로 저술했으며, 사이코패스는 독일의 심리학자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 소개됐습니다. 이들은 PCL- R이라는 진단서를 통해 감별할 수가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이중적인 생활을 하였습니다. 착하고, 성실하고, 효성이 지극하다는 점이며, 더 나아가 옆에 있는 친구나 이웃에게 좋은 이웃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유형철, 정남규, 강호순 등을 예를 들 수가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웃주민들의 눈에는 아주 성실하고 조용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처럼 사이코패스는 두 얼굴을 지녔습니다. 또한 사이코스패스는 살인마보다 정치가들과 사업가CEO들에게서 오히려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뽑자면 5.18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사건을 둘 수가 있겠죠. 그들은 어떤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그처럼 독재자 정치지도자들인 경우 살인마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국민의 목숨을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며, 그들의 죽음에도 어떤 작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며, 경영진인 경우, 노동자를 손쉽게 자르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이득으로 배당파티를 즐긴다는 점에서 그들의 성향은 이기적 이중인격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현재 여러분들 스스로 물어보세요. 남의 아픔을 통감하고 있는지, 남의 대한 작은 배려가 있는지, 자신의 일에 너무 몰두하지 않는지,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화가 나서 물건을 부스거나, 동물 등을 학대하지 않는지, 폭력적인 장면을 보면 쾌감을 느끼지 않는지를...
#4 고급 술집. 밤
박검사(35)와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고 있는 남자55세는 예쁜 아가씨들을 옆에 차고 술을 마시고 있다. 국회의원, 여자들에게 나가라는 듯 손짓을 하자, 여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국회의원, 여자들이 문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국회의원 :대성 그룹 비자금 특검 팀에 자네도 추천해놓았네.
박검사 :죄송합니다.
국회의원 :죄송하다니, 언제까지 밑돌 생각인 거야. 다른 사람들은 줄을 잡지 못해 안달인데 자네의 그 어리광도 정도껏 해야 하지 않겠어.
국회의원 :무전유죄 유전무죄 무권력유죄 유권력무죄란 말을 듣기가 싫습니다. 법은 평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회의원 :(어이가 없어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그들을 잡아놓으면 득보다 손실이 더 커. 그래서 과거에도 그래왔고 현재엔 관례가 된 거잖아. 알 만한 사람이 왜 그래? 유통성 없이.
박검사 :그래서 그쪽 일을 맡지 않는 겁니다.
국회의원 :자네가 내 학교 후배이며, 내 조카사위만 아니더라도 신경 쓰지 않아.
박검사 :.....
국회의원 :(화가 났는지 목소리가 점점 격앙된다.) 정말 왜 그래! 다른 사람들은 이런 기회를 얻고자 얼마나 애를 쓰는지 알기나 해. 내가 자네를 특검에 꼭아 놓으려구 얼마나 애를 쓴지 알기나 해.
#5 국과수 부검실. 낮
여자1의 벌거벗겨진 변사체가 부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침대위에 올라가 있다. 몸에는 수십 차례 칼자국이 남아있다. n자형 커다란 기계는 여자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훑는다. 기계 안쪽으로 불빛이 새어나온다.
카메라 팬하면 옆으로 컴퓨터 모니터가 있고, 모니터로 스캔 된 여자의 나체가 삼체영상으로 만들어진다.
#6 동부경찰서. 밤
팀장실
김팀장, 책상에 앉아 타이틀에서 살해당한 여자1,3의 변사체 사진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팀장,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김팀장, 사진사이로 빨강우산이 들어오고 빨강우산 사진을 들어본다. 그러나 빨강우산사진에 별의미가 없다는 듯 내려놓고, 보드 컵을 들어 입으로 가져다 댄다. 그러나 차는 이미 다 마시고 없다.
김팀장, 보드 컵 안을 살피더니, 언제 차를 다 마셨지 하는 의문적인 표정이다.
김팀장, 보드 컵을 들고 일어나 방을 나간다.
김팀장, 정수기가 설치된 곳으로 다가가 컵에다가 따뜻한 물을 받고 녹차티를 담아놓고 돌아서서 쓰윽 안을 살피다가 안형사에게 다가간다.
김팀장 :클럽 살인사건 부검결과 아직인가?
안형사 :네. 아직입니다.
김팀장 : (돌아서며, 투덜대듯) 왜
#8 서부경찰서 취조실. 밤
두세 평 남짓한 작은 방. 안은 창이 없어서인지 어둡다.
천장으로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 윙윙.. 담배연기는 환풍기로 빨려 들어간다.
책상하나가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고,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사내 정신 지체장애자 최민수가 불안한 모습으로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책상에 두고 있다. 눈은 며칠 밤을 지새웠는지 시뻘겋게 충혈이 되어있고 눈 주위가 퉁퉁 부어올라있다.
최민수 앞으로 문형사가 앉아있다. 얼굴은 험상궂다.
책상위론 타이틀에서 나왔던 여자 변사체 사진들이 널브려져 있고, 비닐 팩엔 여성 손지갑, 재떨이엔 꽁초들이 수북이 산을 만들어놓고 있다.
사진 속에 들어오는 변사체들은 하나같이 잔인하게 난도질 되어있다.
그러나 그 어디서도 빨강우산 흔적은 사진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문형사, 피곤한지 목을 좌우로 움직여 보인다.
문이 열리고 양형사가 들어온다.
양형사 :문형사, 어때? 자백했어.
문형사 :(고개를 돌려 양형사를 보더니) 생각보다 독종인데요. 어수룩한 것처럼 보이는데.
양형사 :그래. 이제부터 내가 할 테니까. 문형사 자네는 사우나 가서 땀이나 빼고 잠이라도 좀 자둬.
문형사,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나가자, 책상에 있는 리모컨을 들고 벽을 향해 스위치를 꾸욱 누른다. 벽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껌벅거리던 불빛이 꺼진다. 문형사 감시카메라가 꺼지자, 책상에 놓인 스탠드를 최민수 얼굴에다가 비춘다.
최민수, 스탠드가 자신의 얼굴에 비추자 눈이 부셨는지 팔로 얼굴을 가린다.
양형사, 최민수 옆으로 다가가 최민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숙여 최민수 귀로 얼굴을 가져대고 부드럽게 속삭인다.
양형사 :야, 너 이러다가 죽는다. 그러니까 우리 서로 힘 빼지 말고 사실대로 털어놓는 게 어때? 오늘까지 벌써 삼일 째야. 빨리 털어놓고 너도 잠을 자야지 않겠어.
최민수 :…….
양형사 :잠자고 싶지 않아.
최민수 :(어눌하게, 말더듬) 자... 자고 싶어요. 집... 집에 보내주세요.
양형사 :(씨익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는다) 그래 그럼 이제부턴 거짓 없이 털어놓는 거다. 그럼 집에 보내줄 테니까?
최민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에에... 네.
양형사 :(책상에 사진 한 장을 내밀며) 이 사진 속에 있는 여자 알지?
최민수 :아.. 아뇨? 모... 모르는 데요.
양형사 :(인상이 확 일그러지며) 이 새끼가 정말!
양형사, 책상을 무섭게 쾅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최민수 옆으로 다가가더니 발로 최민수 옆구리를 차버린다. 최민수, 의자와 함께 바닥에 내둥근다. 양형사, 씩씩거리며 최민수에게 발길질한다. 최민수, 몸을 보호하듯 둥그렇게 만들어놓는다. 양형사, 발길질을 멈추고 사진을 최민수 눈앞에 가져다댄다.
양형사 :야, 잘 봐 새꺄! 그 고린 눈까리로 잘 보란 말이야! 내가 죽인 년 맞잖아!
최민수 :(겁에 잔득 주눅이 들어, 어버버거린다) 에에에..네.
양형사 :(최민수 머리를 내리치며) 어버버거리지 말고 제대로 대답해 새꺄!
최민수 :(두려움에) 네... 죄.. 죄가 죽었어요.
양형사 :이제야 말이 좀 통하겠군. 이런 새끼들은 말로 해선 도통 통하지가 않는단 말이야. (하며,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으며) 야, 일어나 새꺄 언제까지 그렇게 나자빠져 있을 거야.
최민수, 자리에서 일어나 앉자. 양형사, 진술서를 최민수 앞에다가 내민다.
양형사 :여기다가 사인해.
최민수 :....
양형사 :(사인을 하지 않자) 이 새끼가!
벌떡 일어나자, 최민수, 두려움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어중하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양형사 :(그런 모습에 다시 자리에 앉으며) 너 혹시 네 이름도 쓰지 못하는 거야.
최민수 :(불안한 눈초리로 고개를 끄덕인다)
양형사 :(한심스럽다며 최민수를 잠시 보다가 백지에다가 최민수란 글자를 적고는 앞에 내밀며) 보고 여기다가 적어.
양형사가 서명란을 가리키자. 최민수는 백지에 적어준 자신의 이름을 따라 적는다. 글자라기 보단 그림 같다. 양형사, 이름을 적자 인주를 꺼내 최민수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묻히고 진술서 이름 옆에다가 지장을 찍는다. 카메라 쓰윽 귀퉁이를 보면 꺼진 영상 카메라가 있다. 양형사 영사 카메라로 가더니 전원을 올리며 부드러운 얼굴로 따뜻하게 입을 연다.
양형사: 그래 고생했다.
F. O
#9 아파트 입구 앞. 아침
나교수, 아줌마들에게 고개를 까닥이며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네자.
아줌마들 역시 나교수에게 눈웃음으로 답례하며 지나간다.
아줌마1 :저렇게 멋있고 능력이 있는 분이 아직도 혼자라네.
아줌마2 :저런 멋진 사람과 한번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아줌마1 :(웃으며) 왜 수원이 아빠 밤일이 부실한 모양이네.
아줌마2 :(웃으며) 그러는 선호 아빠는 아직도 팔팔한 모양이지?
아줌마1 :그저 그렇지 뭐?
아줌마들, 점점 멀어져 나가는 모습을 노려보던 나교수.
얼굴이 일그러지며 웅얼댄다.
나교수 : 감히, 아줌마들 주제에 나를 어떻게 보고.
아줌마들에게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차가 주차된 곳으로 발걸음을 움직이려는데 할머니 한 분이 머리에 무거운 짐을 이고 걸어오는 것을 보고 빠르게 할머니 앞으로 다가가 선다.
나교수 :(환하게) 할머니, 이렇게 무거우걸 머리에 이고 다니시다가 목 디스크 걸려요. 이리주세요. 제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옮겨드릴 테니.
할머니 :아이고, 젊은 양반도 바쁘실 텐데. 번번이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니. 정말 고마워요.
나교수 :(다정다감하게) 이웃끼리 서로 상부상조 도와야 않겠습니까. 그게 우리나라 전통 풍습이니까요?
할머니 :젊은 양반 같은 분들이 많으면 범죄 같은 게 없을 텐데.
나교수, 할머니 머리에 이고 있는 짐을 받아들고 돌아선다.
#10 F. I 검찰 취조실. 낮
박검사(35), 사건파일을 확인하다가 쓰윽 최민수를 쳐다본다.
최민수, 불안해하며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박검사, 파일을 확인하고, 잠시 아무런 말도 없이 최민수의 행동을 살핀다.
최민수, 정신 사납게 손을 만지작거리자. 박검사, 최민수의 시선을 끌어들이기 위해 책상을 몇 번 탁탁 치자, 최민수, 겁을 잔득 집어먹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 숨어버린다. 최민수, 책상으로 들어가 벌벌 떨고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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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강력반. 낮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김팀장.입에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질근질근 씹고 있다.김팀장, 마우스를 까딱거리며 사진을 넘긴다.살인사건 현장에서 찍은 변사체 사진이다. 난도.. (0) | 2019.0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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