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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비의 소소한 창작이야기1-수학이야기-

민들레 향기-꽃말: 내 사랑 당신에게로-저자 하늘나비 본문

구슬픈 사랑이야기(love time)

민들레 향기-꽃말: 내 사랑 당신에게로-저자 하늘나비

jun.DK 2019. 5. 31. 00:50

#0 플로로그/ 학교 운동장.

 

f.i

뿌연 화면 속으로 들어오는 꼬마들.

꼬마들은 원을 만들어놓고 누군가를 놀리고 있다.

카메라 더 가까이 가보자.

그 원안으로 꼬마 한 쌍.

어린 가영과 어린 백인혼혈 동주다.

원을 만든 꼬마들은 손가락으로 어린 가영과 어린 동주를 가리키며 놀리고 있다.

뿌연 화면 속으로 나풀거리면 들어오는 민들레 홀씨가 서서히 화면 천체에 휘날린다.

어디선가 낯익은 동요의 리듬소리가 들려온다.

그 위로 어린아이들의 장난어린 목소리

 

누구누구는 누구누구를 좋아한데요. 좋아한데요.

누구누구는 누구누구를 좋아한데요. 좋아한데요.

누구누구는 누구누구와 커어서 결혼한데요. 결혼한데요.“

 

어린 가영은 무릎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다.

그런 어린 가영을 보호하기 위해 감싸 안고 있는 어린 동주.

dissolve

 

민들레꽃잎이 뿌연 화면 속으로 나풀거리며 일렁이는 가운데 성인으로 보이는 가영과 동주가 있다. 성인들은 원을 만들어 놓고, 그런 가영과 동주에게 손가락질하면서 놀리고 있다.

성인들의 목소리로 혹은 성악으로

 

가영이와 동평주는 사랑한데요. 사랑한데요.

동주와 가영이는 사랑한데요. 사랑한데요.

가영이와 동주는 죽어서도 사랑한데요. 사랑한데요.“

 

가영은 무릎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다.

서서히 가영을 감싸 안았던 동주는 사라지면서 타이틀백이 떠오른다.

 

 

민들레 향기

(꽃말: 내 사랑 당신에게로)

 

 

 

#1 꽃 도매상 앞 도로.

 

고급세단이 꽃집도매상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꽃집도매상 앞에서 멈춘다.

고급세단 문이 열리면 30세 민석이 내린다.

키는 180cm정도이며, 핸섬하게 잘 생겼다.

부티가 좔좔 흘러내린다. 그렇다고 명품 따위는 아니다.

민석의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O.L(오버랩)되며

 

#2 길가.

 

27세 동주 키 175cm정도이며, 백인 혼혈이다. 옷차림은 깨끗하고 단정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빈티가 난다. 자신감이 없는 발걸음으로 걷고 있다.

 

#3 어느 꽃 도매상 안.

 

민석은 터프하게 붉은 장미가 들어있는 양동이를 들고 30대 중반 꽃집아줌마 앞으로 가져다 놓는다.

 

민석 :(씨크하게) 전부다 포장해서 제가 보내는 곳으로 배달하여주세요.

꽃집 : 오늘은 오백 송이가 훨씬 넘을 텐데요.

민석 :(시크하게) 상관없습니다.

꽃집 : 오늘로 나흘째인데 붉은 장미를 이렇게 구입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 봐도 될까요?

민석 :(카드 꺼내 내밀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붉은 장미를 선물하지 않습니까?

꽃집 :그렇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붉은 장미를 선물하죠. 그렇지만 나흘 동안 장미를 이렇게 많이 선물하시는 분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이라서.

민석 : 제겐 사랑의 질투 화신인 사랑의 악마가 붙어있는 모양이죠.

꽃집 :(카드단말기에 신용카드를 긁고 카드를 넘기며) 낭만적이네요. 시 시인이세요.

민석 :(카드를 받아 챙기고 메모카드 한 장을 꽃집아줌마에게 건네며) 카드도 같이 꽃과 함께 보내주세요.

 

#4 O.L 어느 꽃 집 앞 도로.

 

동주는 꽃집 안을 어슬렁거리다가 해바라기 한 송이를 꺼내든다.

 

#5 액세서리 디자인 사무실. 저녁

 

책상 아래 커다란 장미꽃다발이 놓여 있고, 27가영은 사인명세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 목례하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빠져나가며 고개를 슬쩍슬쩍 가영을 훔쳐보다가 그만 책상에 몸이 걸려 넘어지고 만다. 그런 모습에 25미자와 27희숙 어이가 없다며 코웃음 치며 가영에게 다가온다.

 

희숙 :꼬래 저 놈도 남자라고, 예쁜 것은 알아가지고 너를 훔쳐보면 간다야.

미자 :하여간... 남자란 동물들은 모두가 짐승이라니까요.

 

두 여자, 정숙을 훔쳐보고 있는 퀵에게 질투를 느끼듯 불만스러운 말투다.

 

가영 :무슨 말이 그러니?

희숙 :네가 예뻐서 좋겠다는 뜻이야.

가영 :예쁘면 뭐하니? 내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희숙 :(멋쩍다며) 하여간 너란 얘는 알다가도 모르겠어.

미자 :(바닥에 놓인 장미폭탄을 보며) 언니, 오늘은 꽃이 오백 송이가 넘겠는데요.

희숙 :한 송이면 어떻고, 오백 송이면 어떠하겠니? 보나마나 이 꽃을 그대로 쓰레기통 행인데.

가영 :그렇게 부러우면 희숙이 네가 갖고 가던지?

희숙 :(질투) 누가 부럽데. 장미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게 자원낭비라는 거지. 이 장미를 키우느라고 하우스에서 땀을 흘린 농부들도 생각해야지.

 

미자, 장미다발을 살피다가 장미 사이로 카드 한 장을 발견한다. 과거 초등학교 소풍 가서 보물찾기에서 보물찾기 쪽지를 발견하듯 미자는 들뜬 얼굴이다.

 

미자 :언니, 언니 오늘은 카드가 있어요. 카드가!

 

가영, 미자에게서 카드를 받아든다. 가영, 카드를 꺼내 조심스럽게 카드를 펼치자. 카드 안엔 메모는 단지 love time이란 글자만 적혀있다. 잠시 글자만 클로즈업되며, O. L

 

#6 길가. 저녁

 

동주는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 가영에게 해바라기 한 송이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업이 되어 스텝이 가볍다. 얼굴엔 미소까지 맴돈다.

 

동주na(내레이션) : 사랑에 있어 선물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인지도 선물을 받을 때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웃는다.

 

발걸음은 하늘을 날 듯 춤을 추듯 스텝까지 밟고 있다.

 

동주na(내레이션) : 행복은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환하게 웃어줄 때 최고의 행복감을 느끼는 법이다.

 

행복한 얼굴위로 O. L되며

 

#7 액세서리 디자인 사무실.. 저녁

 

메모지엔 보내는 이의 성함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미자와 희숙은 아쉬움과 실망스러운 눈초리로 한숨만 짧게 내쉰다.

가영은 아무런 감정도 없다.

 

희숙 :정말 누구일까?

미자 :그러게요. 정말 궁금해지네요.

희숙 :내일도 올까?

미자 :올 가능성이 높겠죠.

희숙 :아무래도 그러겠지.

미자 :마음을 조이게 하는 수법이 진짜 고수네요.

가영 :(순수하다) 고수라니? 뭐가?

희숙 :이처럼 선물공세 그것도 이름도 없이 이유도 없이 일단 선물을 보내게 되면 어떤 사람이든 궁금증이 증폭된다는 거야.

미자 :좋게 말하면 사랑의 기술자구요. 빗대어 말하면 바람둥이에요.

희숙 :역시 우리 미자는 말이 통해.

미자 :궁금증은 유발하는 방법은 기본 기술이잖아요.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어느 순간에 앞으로 짠하고 나타나는 수법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사람은 스케일이 크다는 점이죠. 단지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해 이처럼 매번 몇 백 송이씩 보내지는 안잖아요. 잘해봐야 장미다발 정도지. 이건 필히 언니를 꼬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니의 마음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거예요.

희숙 :그래도 이런 수법은 어느 정도 외모도 뒤따라줘야 하잖아. 이렇게 가진 상상하게 만들어놓고 짠하고 나타났는데. 자신의 상상보다 못하면 정말 실망이 크잖아.

미자 :그건 단지 이론적인 생각이죠. 그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과 동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비호감이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자신을 공주로 만들어준 공 때문에 마법에 빠진 것처럼 끌리게 마련이에요.

희숙 :하긴 그래. 이렇게 암암리 준비하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겠어. 그런 정성을 생각하면 몇 번은 기본 매너로 만나줘야 하는 게 인간의 도리기는 해. (가영을 보며 미소) 그러다가 푹 빠져버릴 수도 있고.

 

희숙과 미자는 호쾌하게 웃는다.

 

가영 :너희들 얘기는 이 사람이 내게 데이트 신청하면 그 데이트를 받아 들어야 한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희숙 :너도 한 남자에게만 모든 열정을 쏟아 붙지 말고, 이 사람 저 사람 좀 폭넓게 만나봐야 해. 그래야 운명의 코드를 찾을 수가 있는 거야. 바보처럼 지금 네가 만나고 있는 동주가 너의 운명의 코드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네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 그래야 나중에 늙어서 후회하지 않아.

가영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고 봐.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주파를 던진다는 것은 오히려 나쁜 짓이 아닐까 해?

희숙 :(비아냥대듯) 넌 정말 조선시대 아씨란 별명이 딱이다 누가 너에게 그런 별명을 붙어줬는지 정말 딱 어울린다. .

미자 :언니,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인생은 짧고 우리가 즐겨야 할 시간도 그만큼 더 짧아요. 그런데 언니처럼 한 곳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현시대에선 바보라고 손가락질까지 받아요.

가영 :(굳건한 표정을 지으며) 그래 난 바보라도 좋아. 그게 옳은 것이면.

 

두 사람은 바른 생활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를 고수하는 가영에게 졌다며 고개를 도리질 친다.

 

#8 가영 사무실 빌딩 앞.

 

동주는 가영이 해바라기 한 송이를 받고 좋아할 것을 상상되자 얼굴엔 미소가 감돈다. 행복감에 불지도 못하는 휘파람을 휙휙 불기까지 한다. 빌딩 입구로 퇴근하는 사람들 틈사이로 그녀들이 드러난다. 동주는 자신이 들고 있는 해바라기를 뒤로 숨기고 가영이 쪽으로 다가간다.

 

희숙 :(장난스럽게) 너희들 초등학교 때부터 사귀었으니까. 벌써 몇 년째니? 정말 진절머리 날 때도 지났을 텐데. 너희들만 보면 사랑의 미스터리란 것을 절실히 느낀단 말이야. 내게도 너희들 같은 감정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놈의 사랑이 뭔지...

동주 :(빙그레 웃으며) 가영아, 희숙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데. 사무실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가영 :맥주 한 잔하러 가자는 걸 내가 싫다고 거절했거든. 그래서 심통이 나서 히스테리 부리는 거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동주 :그래 그럼, 내가 맥주 한 잔 살 테니. 근처 호프집으로 가자.

희숙 :됐어. 오늘 너희들 재회한지 천오백일 째라면서. 그런 뜻 깊은 날 방해해서야 되겠니. 그러니까 우리 먼저 사라질 테니까. 너희들끼리 즐거운 데이트해.

동주 :(쑥스러워 머리를 긁적이며) 데이트는 무슨?

미자 :그래요. 언니, 오늘은 오복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 (희숙의 팔짱을 끼며) 저희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희숙에게) 언니, 우리 오랜만에 클럽이나 갈까요.

희숙 :그럴까?

 

그녀들이 돌아서서 앞으로 걸어간다.

동주는 그녀들이 사라지자 뒤에 숨겨놓았던 해바라기 한 송이를 꺼내 가영에게 내민다.

 

동주 :미안해. 자기와 재회한지 오늘로 천오백일째인데. 겨우, 이런 해바라기 한 송이라서.

가영 :(환하게 웃으며) 아냐, 내게 장미 오백송이보다 이 해바라기 한 송이가 더 좋아. 해바라기 꽃말이 당시만을 영원히 바라봅니다잖아.

동주 :가영아, 고마워. 이 세상에 태어나줘서.

가영 :(동주의 옆구리를 툭 치며, 장난치듯) 그러니까? 잘해야 해.

동주 :(진지하다.) 물론!!

가영 :(동주의 팔짱을 끼며) 우리도 가자.

 

그들은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 나간.

카메라 팬하면 가영과 동주를 어디선가 숨어서 보고 있는 민석이 드러난다.

 

#9 옥탑.

 

작은 옥탑 방 주위로 작은 화분들이 가득 있고, 화분엔 민들레들이 가득 피어있. 화분들 사이로 평상이 놓여 있고, 평상위로 일회용 가스렌즈가 있다. 일회용 가스렌즈 위로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두 사람은 행복해 보인다.

 

동주 :오늘 같은 특별한 날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겨우 이런 곳에서 삼겹살이라서.. 미안해..

가영 :여기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이처럼 아름답고 근사한 실외 레스토랑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여기가 최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보다 백배는 더 끝내주고, 음식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나눠먹을 때 콩 한 쪽도 최고의 음식이 되는 거야. 만약의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과 억지로 같이 식사를 한다고 가정해봐. 아무리 진수성찬 보양식일지라도 목에 걸리고 소화가 되지도 않아. 그렇지만 이렇게 사랑하는 자기와의 식사는 진수성찬 보양식보다 열배 아니 백배는 더 맛있는 진수성찬이며, 보약이야.

동주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까 정말 고마워.

가영 :내가 오히려 자기에게 고맙지. 자기 때문에 이런 실외 레스토랑에서 이런 맛있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으니까.

동주 :내가 좀 더 열심히 일을 해서 올 여름 휴가 때 못간 제주도 여행은 내년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

가영 :제주도 여행을 가지 못해도 좋으니까. 돈 벌겠다고 몸이나 혹사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이 정도의 행복이면 충분히 만족하니까.

동주 :그래도 대한민국에 살면서 제주도를 한 번 구경 못했다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가영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 우리만 떳떳하면 되는 거지.

동주 :(소침해져서) 미안해.. 나 같은 못난 사람을 만나서..

가영 :자기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자기는 남들보다 인자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니고 있잖아. 난 그거면 충분해.

동주 :........

가영 :생각해봐, 집안에 돈을 가득 쌓아두고 성격이 개떡 같은 사람들과 사느니. 가난하지만 마음이 넉넉한 자기 같은 사람과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인 거야.

동주 :(미안해서) 그래도...

가영 :그래서 자기는 지금 현재가 싫어?

동주 :예전엔 그랬어. 죽을 만큼 싫었어. 가난이 그런데 자기와 재회한 뒤부터 삶의 재미가 생겼고, 또 삶의 의욕과 목표가 생겼어. 그래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나날로 기억되고 있어. 그렇지만 가난은 싫어. (정말 가난이 싫은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진절머리 나도록..

가영 :(진지하게) 내겐 부모님이 계시고 부모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편안한 삶을 살아왔어. 그래도 나는 가난을 두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자기가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동주 :내가 얘기한 것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얘기였어. 현재는 자기가 있는데 내가 뭐가 두렵고 무섭겠어. 가영이 너는 내게 최고의 여신인데. 그런 여신이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데. (한 템포 쉬고) 미안하고 고마워.

가영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라고 그러던데.

동주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

가영 :미안하면 사랑한다. 고마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그 사랑을 영원히 지킬 수가 있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우리도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사랑한다는 말로 순환해서 쓰는 게 어떨까?

동주 :그래도 고마우면 고맙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표현을 해야 옳은 거잖아.

가영 :그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국어식 문장 일뿐이야. 사랑에선 국어식 문장은 오히려 사랑의 표현에 한계가 생기게 마련이야. , 화가 나면 화를 내게 된다면 서로 배려가 그만큼 사라지게 돼. 생각을 해봐.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성질이 급해. 누군가가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된다면 자신의 잘못을 생각지도 않고 일단 같이 화를 내게 되잖아. 그러면서 싸움이 시작되고 싸움이 격해지게 되는 거야. 그러나 사랑한다는 말로 순환해서 쓰게 되면 서로의 신뢰가 더욱 깊어지게 돼. 신뢰가 깊어질수록 서로 싸울 일이 자연히 사라지게 되는 거구.

동주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말을 듣다 보면 뭔가 모르게 설득 당해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가영 :내 말이 틀리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야.

동주 :그건 그래. 자기 말은 틀린 적이 없기는 해.

가영 :그런 의미에서 우리 건배할까?

 

가영, 빙그레 웃으며 소주잔을 들어올린다.

 

동주 :잠깐만 자기 안주를 만들어야지. 안주 없이 소주를 마시면 속 버려.

 

두 사람은 잘 익은 고기를 골라 삼추와 깻잎에다가 쌈을 싼다.

 

가영 :우리 안주들을 만들었으니까. 이제 건배할까?

동주 :, 그래.

 

두 사람, 소주잔을 들어 건배하고 자신들이 들고 있는 쌈을 서로 입안으로 담아준다.

 

동주 :가영아,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냐?

가영 :(씽긋) 자기가 내 곁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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