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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픈 사랑이야기 -러브타임1- 본문

구슬픈 사랑이야기(love time)

구슬픈 사랑이야기 -러브타임1-

jun.DK 2019. 5. 21. 05:24

#1 액세서리 디자인 사무실. 저녁

 

책상 아래 커다란 장미꽃다발이 놓여 있고, 가영은 사인명세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 목례하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빠져나가며 고개를 슬쩍슬쩍 가영을 훔쳐보다가 그만 책상에 몸이 걸려 넘어지고 만다. 그런 모습에 미자와 희숙 어이가 없다.

 

희숙 :(퀵서비스에게 질투를 느끼듯 불만스러운 말투) 꼬래 저 놈도 남자라고, 예쁜 것은 알아가지고 너를 훔쳐보면 간다야.

 

미자, 장미다발을 살피다가 장미 사이로 카드 한 장을 발견한다. 과거 초등학교 소풍 가서 보물찾기에서 보물찾기 쪽지를 발견하듯 미자는 들뜬 얼굴이다.

 

미자 :언니, 언니 오늘은 카드가 있어요. 카드가!

 

가영, 미자에게서 카드를 받아든다. 가영, 카드를 꺼내 조심스럽게 카드를 펼치자. 카드 안엔 메모는 단지 love time이란 글자만 적혀있다. 잠시 글자만 클로즈업된다.

보내는 이의 성함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녀들은 아쉬움과 실망스러운 눈초리로 한숨만 짧게 내쉰다.

두 사람은 가영보다 더 아쉽다는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얘기를 주고받는다.

 

희숙 :정말 누구일까?

미자 :그러게요. 정말 궁금해지네요.

희숙 :내일도 꽃이 올까?

미자 :올 가능성이 높겠죠.

희숙 :아무래도 그러겠지.

미자 :마음을 조이게 하는 수법이 진짜 고수네요.

가영 :(순수하다) 고수라니? 뭐가?

희숙 :이처럼 선물공세 그것도 이름도 없이 이유도 없이 일단 선물을 보내게 되면 어떤 사람이든 궁금증이 증폭된다는 거야.

미자 :좋게 말하면 사랑의 기술자구요. 빗대어 말하면 바람둥이에요.

희숙 :역시 우리 미자는 말이 통해.

미자 :이 정도는 기본 기술이잖아요.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이요.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어느 순간에 앞으로 짠하고 나타나는 수법이잖아요. 그런데 이번 사람은 스케일이 크다는 점이죠. 단지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해 이처럼 매번 백 송이씩 보내지는 안잖아요. 장미다발 정도지. 이건 언니를 꼬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니의 마음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어요.

희숙 :그래도 이런 수법은 어느 정도 외모도 뒤따라줘야 하잖아. 이렇게 가진 상상하게 만들어놓고 짠하고 나타났는데. 자신의 상상보다 못하면 정말 실망이 크잖아.

미자 :그건 단지 이론적인 생각이죠. 그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과 동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비호감이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자신을 공주로 만들어준 공 때문에 마법에 빠진 것처럼 끌리게 마련이에요.

희숙 :하긴 그래. 이렇게 암암리 준비하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겠어. 그런 정성을 생각하면 몇 번은 기본 매너로 만나줘야 하는 게 인간의 도리기는 해. (가영을 보며 미소) 그러다가 푹 빠져버릴 수도 있고.

 

희숙과 미자는 웃는다.

 

가영 :너희들 얘기는 이 사람이 내게 데이트 신청하면 그 데이트를 받아 들어야 한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희숙 :너도 한 남자에게만 모든 열정을 쏟아 붙지 말고, 이 사람 저 사람 좀 폭넓게 만나봐야 해. 그래야 운명의 코드를 찾을 수가 있는 거야. 바보처럼 지금 네가 만나고 있는 동주가 너의 운명의 코드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네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 그래야 나중에 늙어서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가영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고 봐.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주파를 던진다는 것은 오히려 나쁜 짓이 아닐까?

희숙 :(비아냥대듯) 넌 정말 조선시대 아씨란 별명이 딱이다 누가 너에게 그런 별명을 붙어줬는지 정말 딱 어울린다. .

미자 :언니,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인생은 짧고 우리가 즐겨야 할 시간도 그만큼 더 짧아요. 그런데 언니처럼 한 곳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현시대에선 바보라고 손가락질까지 받아요.

가영 :(굳건한 표정을 지으며) 그래 난 바보라도 좋아. 그게 옳은 것이면.

 

두 사람은 바른 생활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를 고수하는 가영에게 졌다며 고개를 도리질 친다.

 

#2 가영 사무실 빌딩 앞.

 

빌딩 퇴근하는 사람들 틈사이로 그녀들이 들어온다.

동주, 해바라기 한 송이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가영에게 다가온다.

 

희숙 :(장난기스러운 말투) 너희들 초등학교 때부터 사귀었으니까. 벌써 몇 년째니? 정말 진절머리 날 때도 지났을 텐데. 너희들만 보면 사랑의 미스터리란 것을 절실히 느낀단 말이야. 내게도 너희들 같은 감정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놈의 사랑이 먼지...

동주 :(빙그레 웃으며) 가영아, 희숙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데. 사무실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가영 :아냐, 없었어.

희숙 :오늘 너희들 재회한지 천오백일 째라면서. 그런 뜻 깊은 날 방해해서야 되겠니. 그러니까 우리 먼저 사라질 테니까. 너희들끼리 즐거운 데이트해.

동주 :(쑥스러워 머리를 긁적이며) 데이트는 무슨?

가영 :(희숙의 말에 의도를 알듯) 미자 너 정말 이렇게 나올 거니?

희숙 :(미자의 팔짱을 끼며) 미자야 우리 먼저 가자. 쟤들 오복하게 데이트할 수 있게 우리가 자리를 비켜줘야지.

미자 :그래요. 언니, 오늘은 오복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

희숙 :(미자의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가며) 동주 넌 죽어도 우리 아씨를 버리면 안 된다. 그럼 큰 벌 받을 테니까.

동주 :(굳건한 표정으로) 그럼, 절대

 

동주의 굳건한 표정위로 dissolve

 

#3 길가. 저녁

 

두 사람, 팔짱끼고 걷고 있다.

동주, 가영의 얼굴을 슬쩍 본다. 가영의 얼굴이 근심거리가 있는 듯하다.

 

동주 :가영아.

가영 :?

동주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거야.

가영 :아니, ?

동주 :아니, 네 얼굴이 고민거리가 있어 보여서.

가영 :내게 고민거리라면 올 가을 출품할 디자인뿐이야.

동주 :정말 그것뿐이야.

가영 :(말을 돌리듯) , 그런데 해바라기는 뭐야. 오늘 무슨 날이야.

동주 :오늘 우리가 재회한지 천오백일이 되는 날이잖아.

가영 :, 그랬지. 오늘이 천오백일이 되는 날이었지.

동주 :미안해, 오늘 같은 날 멋진 장미다발을 선물해야 하는데.

가영 :(해맑게 웃으며) 아냐, 마음이 중요하지.

동주 :그래도...

가영 :해바라기 꽃말이 뭔지 알아.

동주 :, 당신만을 바라봅니다.

가영 :아니지.

동주 :(생뚱맞다는) 아니라니?

가영 :(환하게 웃으며) 영원이란 말이 빠졌잖아. 당신만을 영원히 바라봅니다.

 

카메라 팬하면 가영과 동주를 보고 있는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4 옥탑.

 

작은 옥탑 방 주위로 작은 화분들이 가득 차있다. 꽃 화분 가운데로 평상이 놓여 있고, 평상위로 일회용 가스렌즈가 있다. 일회용 가스렌즈 위로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두 사람은 행복해 보인다.

 

동주 :오늘 같은 특별한 날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겨우 이런 곳에서 삼겹살이라서.. 미안해..

가영 :여기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이처럼 아름답고 근사한 실외 레스토랑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여기가 최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보다 백배는 더 끝내주고, 음식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나눠먹을 때 콩 한 쪽도 최고의 음식이 되는 거야. 만약의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과 억지로 같이 식사를 한다고 가정해봐. 아무리 진수성찬 보양식일지라도 목에 걸리고 소화가 되지도 않아. 그렇지만 이렇게 사랑하는 자기와의 식사는 진수성찬 보양식보다 열배 아니 백배는 더 맛있는 진수성찬이며, 보약이야.

동주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까 정말 고마워.

가영 :내가 오히려 자기에게 고맙지. 자기 때문에 이런 실외 레스토랑에서 이런 맛있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으니까.

동주 :내가 좀 더 열심히 일을 해서 올 여름 휴가 때 못간 제주도 여행은 내년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

가영 :제주도 여행을 가지 못해도 좋으니까. 돈 벌겠다고 몸이나 혹사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이 정도의 행복이면 만족하니까.

동주 :그래도 대한민국에 살면서 제주도를 한 번 구경 못했다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가영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 우리만 떳떳하면 되는 거지.

동주 :(소침해져서) 미안해.. 나 같은 못난 사람을 만나서..

가영 :자기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자기는 남들보다 인자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니고 있잖아. 난 그거면 충분해.

동주 :........

가영 :생각해봐, 집안에 돈을 가득 쌓아두고 성격이 개떡 같은 사람들과 사느니. 가난하지만 마음이 넉넉한 자기 같은 사람과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인 거야.

동주 :그래도...

가영 :그래서 자기는 지금 현재가 싫어?

동주 :예전엔 그랬어. 죽을 만큼 싫었어. 가난이 그런데 자기와 재회한 뒤부터 삶의 재미가 생겼고, 또 삶의 의욕과 목표가 생겼어. 그래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나날로 기억되고 있어. 그렇지만 가난은 싫어. (정말 가난이 싫은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진절머리 나도록..

가영 :(진지하게) 자기는 내가 가난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동주 :......

가영 :사실 그럴 거야. 내겐 부모님이 계시고 부모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편안한 삶을 살았으니까. 그래도 나는 가난을 두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자기가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동주 :내가 얘기한 것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얘기였어. 현재는 자기가 있는데 내가 뭐가 두렵고 무섭겠어. 가영이 너는 내게 최고의 여신인데. 그런 여신이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데 내가 뭐가 무섭겠어. (오버, 진지모드) 이곳이 설령 지옥불이라고 해도 하나 두렵지도 않아. 너란 여신인 내 곁에 있는데. (한 템포 쉬고) 미안하고 고마워.

가영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라고 그러던데.

동주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

가영 :미안하면 사랑한다. 고마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그 사랑을 영원히 지킬 수가 있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우리도 고맙다 미안하다 대신에 사랑한다는 말로 순환해서 쓰는 게 어떨까?

동주 :그래도 고마우면 고맙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표현을 해야 옳은 거잖아.

가영 :그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국어식 문장이야. 사랑에선 국어식 문장은 오히려 사랑의 표현에 한계가 생기게 마련이야. , 화가 나면 화를 내게 된다면 서로 배려가 그만큼 사라지게 돼. 생각을 해봐.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성질이 급해. 누군가가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된다면 자신의 잘못을 생각지도 않고 일단 같이 화를 내게 되잖아. 그러면서 싸움이 시작되고 싸움이 격해지게 되는 거야. 그러나 사랑한다는 말로 순환해서 쓰게 되면 서로의 신뢰가 더욱 깊어지게 돼. 신뢰가 깊어질수록 서로 싸울 일이 자연히 사라지게 되는 거구.

동주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말을 듣다 보면 뭔가 모르게 설득 당해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가영 :내 말이 틀리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야.

동주 :그건 그래. 자기 말은 틀린 적이 없기는 해.

가영 :그런 의미에서 우리 건배할까?

 

가영, 빙그레 웃으며 소주잔을 들어올린다.

 

동주 :잠깐만 자기 안주를 만들어야지. 안주 없이 소주를 마시면 속 버려.

 

두 사람, 잘 익은 고기를 골라 삼추와 깻잎에다가 쌈을 싼다.

 

가영 :우리 안주들을 만들었으니까. 이제 건배할까?

동주 :, 그래.

 

두 사람, 소주잔을 들어 건배하고 자신들이 들고 있는 쌈을 서로 입안으로 담아준다.

 

동주 :가영아,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냐?

가영 :(씽긋) 자기가 내 곁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5 옥탑 방 안.

 

두 사람, 두 평 남짓한 작은 방에 이불을 깔고 누워있다. 두 평 남짓한 공간이라고 하지만 작은 가구들이며 책상까지 놓여 있어 실제로 그들이 누워있는 공간은 한 평도 체되지 않는 공간이다. 두 사람은 비좁은 공간이 더할 나이 없이 편안하다.

두 사람, 비좁은 방안에 밀착시켜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천장위로 제주도 관광지도가 도배되어 있다.

 

동주 :(혼잣소리) 제주도 해변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사면의 바다... 그리고 한라산에서 흘러나온 화산암들로 이루어진 절벽들이 죽인다고 하던데..

가영 :곽지 해수욕장과 삼양 해수욕장은 화산암 모래로 이루어졌어.

동주 :화산암 모래라니? 화산암 모래는 어떤 색깔이야?

가영 :검은색.

동주 :그럼 검은 모래사장이네.

가영 :, 검은 모래가 바닷물에 잠겨 햇볕에 반짝거릴 때면 정말 예뻐. 흑진주처럼.

동주 :검은 모래라고 하니까. 어떤 모래인지 정말 궁금해지네.

가영 :도민들의 말로는 검은 모래로 찜질하면 신경통이 낳는다고 하더라. 그리고 해안도로 따라서 가다보면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절벽바위들이 한 폭의 그림보다 더 아름다워.

 

동주, 가영의 설명을 들으면 짧은 탄식이 저절로 입 밖으로 터져 나온다.

 

동주 :(천장에 붙어있는 지도를 보며) 정말 저곳으로 떠나보고 싶다.

가영 :그럼 이번 주 토요일에 갈까? 비행기 표는 내가 구할게.

동주 :아니 됐어.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꿈을 키워야지. 그게 내가 사는 이유이니까.

가영 :(동주 쪽으로 돌아누우며) .....

동주 :미안해.. 나 같은 무능력한 놈을 만나서 제대로 된 여행도 한 번 떠나지도 못하고.

가영 :우리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가면 되잖아. 그런 이유에서 올 겨울에 결혼해버릴까?

동주 :(당황) 그게 아직은...

가영 :(환하게 웃으며) 농담이야. 농담..

동주 :정말 오늘 집에 안 들어가도 괜찮겠어.

가영 :우리들 나이가 한둘 살 먹은 어린앤가? .

동주 :그래도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잖아.

가영 :왜 내가 자기 곁에 있으니까 불편하기라도 한 거야.

동주 :아니.. 그게 아니지만, 자기네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그러지. 그래도 좋게 생각하시지도 않으신데 이렇게 외박까지 하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

가영 :정말 이상하게도 오늘은 단한 시간도 자기하고 떨어지기가 싫어.

동주 :미안해..

가영 :, .. 그 미안하다는 소리. 자기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얘기가 안 돼.

동주 :(넋두리) 하루 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자기하고 결혼해서 알콩달콩 애들도 낳고 그렇게 살고 싶다.

가영 :그러지 말고 우리 그냥 여기다가 살림 차리면 어떨까?

동주 :나도 그러고 싶어. 그런데 현실적으로 방이 너무 비좁잖아.

가영 :방이 좀 비좁으면 어때?

동주 :이제 금방 적금 타면 넓지는 않겠지만 작은 원룸 정도는 구할 수가 있을 거야. 그러니까 힘들어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줘.

가영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잖아.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생각하지 마. 내겐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이며 가장 큰 집이니까. (동주 쪽으로 돌아누우며 ) 동주야.

 

동주, 가영 쪽으로 돌아눕자 코앞에 자신들의 얼굴이 바짝 밀착 되어버린다.

동주, 살며시 가영을 끌어당기자 가영은 동주의 품속으로 들어가 안긴다.

 

동주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가영 :나도 사랑해.

 

동주, 말없이 가영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dissolve

화면이 바뀌며, 두 사람은 서로 꼭 껴안고 곤히 잠들어있다. 두 사람의 얼굴은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한 얼굴이다. 자명종시계는 359분을 가리키고 이내 400분이 되기가 무섭게 자명종시계는 두 사람의 사랑을 시샘이라도 하듯 우렁차게 울어댄다. 동주, 자명종 시계소리에 눈을 뜨고 자명종시계의 시샘을 멈추게 하곤 자신의 품안에 고이 잠들어있는 가영을 내려다본다. 가영, 달콤한 사랑의 행위에 지쳐서인지 달콤한 얼굴로 잠들어있다. 동주, 조심스럽게 이불 속에서 빠져나와 옷을 주섬주섬 찾아 입곤 고이 잠들어있는 가영의 이마에다가 뽀뽀한다. 가영, 잠결에 따뜻한 입맞춤에 감촉을 느꼈는지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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