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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비의 소소한 창작이야기1-수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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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사랑이야기-민들레향기-

jun.DK 2019. 12. 25. 03:37

꽃집 양동이들엔 여러 가지의 꽃들이 가득 들어가 꽃들은 환하게 웃고 있다. 어떤 꽃은 세상에 나온 것이 부끄러웠는지 꽃봉오리를 오므리고 있었다. 그는 꽃집 밖에 나온 양동이들 속에 들어가 있는 꽃들을 살펴보지만 붉은 장미는 그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꽃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꽃집 아가씨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붉은 장미는 없나요.”

어쩌죠. 붉은 장미는 낮에 어떤 신사분이 모두 구입해버려서요. 죄송하네요.”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럼 저기 해바라기 한 송이는 얼마죠.”

오천오백 원인데요.”

그럼 한 송이만 예쁘게도 포장해주나요.”

포장요?”

.”

꽃집 아가씨는 그를 위아래를 천천히 살피더니 자리에서 나와 양동이에서 해바라기 한 송이를 들고 왔다. 그리고 포장지를 놓고 예쁘게 포장을 하고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천 원짜리 다섯 장과 백 원짜리 동전 다섯 개를 꺼내 꽃집아가씨에게 지불했다. 꽃집아가씨는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몇 시간 전에 젠틀맨 멋있는 남자가 찾아와서 장미를 100송이를 포장했었다. 그런데 해바라기 한 송이를 구입하는 그의 모습에서 해바라기 한 송이를 받을 그 여자가 불쌍하게 여겨져 꽃집아가씨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쯧쯧 찼다.

그는 그런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현재 자신이 그녀를 위해 해바라기 한 송이지만 선물할 수 있다는 데서 작은 행복감을 느꼈다. 사실 그렇다 남에게 피해가 없는 한도에서 남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되었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순간 자아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들의 자살이 그 대표적인 산물이었다. 악성 댓글로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그 스트레스는 감정을 사롭잡아먹는 악마가 되었고, 그렇게 자아가 죽어버리게 되면서 끝내 자살이란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었다. 애당초 남의 눈을 인식하지 않았다면 댓글을 인식하지 않았다면, 무시해버렸다면 자신의 생각, 자신의 현실에 충실하고 즐겼다면 그들은 자살이란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한때 인기 있었던 연예인이란 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사람들을 왜 의식하면서 살아가는지 그리고 스스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지 말이다. 그런 면에선 그는 현명했다. 아니, 그는 타고났다. 뭐라고 해야 할까? 눈치가 없다는 게 옳을 것 같다.

눈치가 없어서 그는 정말 행복했다. 우리들은 너무 주변을 눈치 보면서 스스로 스트레스에 노출시키며 살아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는 해바라기 한 송이를 그녀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불지도 못하는 휘파람을 불어봤지만 입주위로 바람소리만 휘휘 맴돌았다. 그녀가 해바라기 한 송이를 받고 행복해할 얼굴을 떠오르자 그는 춤추듯 발걸음이 리듬을 탔다. 그는 보잘것없는 해바라기 한 송이 선물할 수 있어 모든 신에게 감사를 했다. 그처럼 그는 자기만족에 신체리듬도 올라갔다. 그렇게 춤추듯 걷다보니 그녀가 근무하고 있는 빌딩 앞까지 다다라있었다.

빌딩 입구로 근무를 마친 사람들이 나왔다. 그는 사람들 틈 사이로 그녀의 찾았다. 그녀는 사람들 틈사이로 들어왔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희숙은 그가 다가오자 샐쭉거리며 거침없이 농담을 던졌다.

너희들 초등학교 때부터 사귀었는데 벌써 몇 년이니? 이젠 질릴 때도 지난 것도 같은데 용케도 만나는 것을 보면 정말 사랑이란 미스터리란 말이 절실히 느껴져.”

그는 작은 단춧구멍처럼 작은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더니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만들어 보였다. 사실 그는 웃지 않고 무뚝뚝하게 있을 때면 어디 깍두기형님들처럼 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그녀가 그를 기억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있었다. 어린 때부터 인상이 안 좋아 친구들이 곁으로 다가기를 회피했다. 그런 그는 언제나 외톨이었고, 쉬는 시간이면 혼자 어디론가 갔다. 학교 뒤편에 있는 보조 운동장이었다. 그곳엔 아카시아 고목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아카시아 고목과 얘기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접근조차하기 힘든 외모를 갖고 있는 그가 시인들처럼 나무와 대화를 했고, 나무에 앉아있는 새들에게도, 야생화에게도 곤충에게도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당시에 어떤 시에 깊이 감명을 받았고 자신도 이후에 그런 시를 한 편 써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에 대해 공부를 했었다. 그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사물과 대화를 해봐라 나무, 곤충, 식물 아니면 자신의 운동화에게 얘기를 걸어봐라 그럼 그들이 자신에게 대답할 것이다.’란 그녀는 어린 마음에 책에 적혀있는 글자 그대로 얘기를 걸어봤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도 자신에게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나무와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나무에게 얘기하면 그 나무가 대답해줘.”

그는 쑥스러웠는지 볼이 불그레해지더니 잠시 말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시선을 회피하며 작게 ?”하고 웅얼거리는 것이었다.

그럼 내게도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어.”

넌 내가 무섭지 않아.”

무섭다니?”

아냐.”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무에다가 가져다 대며 이렇게 얘기했다.

이렇게 나무에 손을 가져다 대고 눈을 감고 있으면 나무가 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어.”

그녀는 심장에서 콩닥되는 소리가 울림으로 들렸다. 그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그래서인지 순수했다. 그의 손이 자신의 손위에 얹혀있었고, 남자의 손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심장이 뛰어올랐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 소리는 나무의 울림으로 착각했었다. 그 후부터 그녀는 그가 동성친구들보다 더 편안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하게 되었다.

하늘야 너희에게 정말 궁금하게 하나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희숙은 진지하게 얘기했다.

, 뭐든지?” 하늘이 대답했다.

넌 나비 얘가 어디가 그렇게 좋니?” 희숙이 농담처럼 얘기했다.

... 그러니까.. 그게 모든 게..” 하늘은 쑥스럽다며 말꼬리를 끌었다.

그런 보편적인 것 말구, 너희들처럼 오래 사귈 정도면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우리들이 모르는 그런 사랑이.”하고, 희숙은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

하늘은 희숙의 짓궂은 물음에 당황해 얼굴이 굳어지며 나비를 쳐다봤다.

희숙이 그럼 넌 지금 만나는 사람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 거니?” 나비는 짓궂게 묻는 희숙에게 반격을 했다.

희숙은 씨익 웃더니 딱히.”하고, 시크하게 대답했다.

그럼 지금 만나는 사람과 사랑도 하지 않으면서 육 개월을 만나고 있다는 거야. 말도 안 돼.” 나비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조건에 맞으면 되는 거지 사랑이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러니. 그래서 넌 데이트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거야.”

하늘은 희숙의 말에 심장을 파고들어왔는지 고개를 살짝 떨구더니 시선을 외면했다.

나비는 그런 하늘을 보더니 양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그런 사람과 만나면 행복하니?” 살짝 억양이 높였다.

그런 사람이라니?” 희숙은 하늘나비를 놀리는 데 재미를 붙이듯 나비가 목소리가 살짝 올라가도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여유롭게 얘기를 받았다.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난비가 대답했다.

행복은 모르겠지만 즐기면 되는 게 아닐까? 우리 인간들은 죽기 위해 살아가고 있듯이 살아있는 한순간을 어떤 미련도 후회도 없이 즐겨야 오늘 죽어도 후회가 안 남게 돼. 그래서 나는 사랑보다 순간의 쾌락이 아직까지는 좋더라.” 희숙이 얘기했다.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충실할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을 느끼게 되고, 사랑을 믿지 못하고 서로 쾌락을 위한 만남은 날개 잃은 천사가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과도 같다는 얘기도 있어.”하고, 설교하듯 나비가 얘기했다.

그건 그 사람의 시점에서 느낀 것뿐이야. 그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얘기하는 습관이 있어. 자신의 삶 방식에서 보고 느낀 것이 진실이라고 착각하여 잘난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아. 그처럼 시대가 바뀌었고, 요새는 혼자 살면서 조금 더 프리하게 쾌락에 빠져 살아가는 것이 추세야. 사랑을 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어.” 희숙이 이야기했다.

미자는 두 사람의 얘기가 점점 부닥치자 슬그머니 끼어들어왔다.

언니, 나비 언니 데이트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그만 빠져줘야죠.”하고, 미자는 희숙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래 오늘은 그만하자. 이런 얘기는 나중에 하자.” 하고, 돌아섰다가 뭔가 할 말이 떠올랐는지 다시 두 사람에게 돌아서며 아차, 하늘이 너 혹시 장미폭탄을 사무실에 보냈니?”

하늘은 장미폭탄이란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장미폭탄이라니? 그게 뭔데.”

아냐. 혹시나 해서 물었던 거야. 그리고 오늘 나비가 엄청 기대하는 것 같더라.” 희숙은 마지막으로 나비를 놀리듯 한 마디 던지고 미자의 팔짱을 꼭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

희숙이 너...” 나비는 개미목소리로 웅얼댔다.

근데 장미폭탄은 무슨 얘기니?” 하늘이 나비를 보면 물었다.

... 그거.. 아무것도 아냐.” 나비는 당황해 시선을 회피하다가 등 뒤에 숨겨진 해바라기를 발견하곤. “근데 그 해바라기는 뭐야.”하고, 말을 돌렸다

그는 뒤에 숨기고 있던 해바라기를 꺼냈다.

미안 오늘 같은 날 붉은 장미를 선물해야 하는데... 꽃가게에 장미가 없어서.” 하늘은 천오백일 인데 겨우 해바라기 한 송이를 내미는 것이 미안했다.

자기 해바라기 꽃말이 뭔지 알아.” 나비는 해바라기 한 송이를 받고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 당신을 바라봅니다.” 하늘이 대답했다.

아니지.”

아니라니?” 하늘나비는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이다.

영원이란 말이 빠졌잖아. 당신을 영원히 바라봅니다잖아. 그래서 난 이 해바라기 한 송이가 너무 좋아.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나비는 짐짓 꽃에 향기까지 맡으면서 얘기했다. 흡사, 하늘나비가 꽃에 앉아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미안해. 사실 오늘 큰마음 먹고 장미다발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글쎄 낮에 젠틀맨이 장미 모두 구입했다고 하더라구.” 하늘은 해바라기 한 송이에 아쉽다며 얘기했다.

아냐 난 이정도면 충분해.”하며, 나비는 하늘의 팔짱을 꼭 껴않았다.

그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자.” 하늘이 얘기했다.

우리 그러지 말구 자기 옥상에서 삼겹살 파티하자. 자기 살고 있는 집에 가본지도 꽤 됐고.”하고, 나비가 얘기했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가 재회한지 천오백일 째인데.” 하늘은 나비가 자신의 지갑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하는 말처럼 들려서 뻘쭉해졌다.

난 그 옥상이 좋더라. 산동네라서 그런지 별도 잘 보이고 공기도 좋고, 또 돈도 아낄 수가 있잖아. 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작은 아파트라도 구할 게 아니겠어. 그럼 자기가 내게 청혼하겠다고 했구...”

그들의 대화 너머로 길가 편에 고급세단 한 대가 우측좌측이 껌벅이고 있었다. 운전석 야구모자를 쓴 남자는 그런 그들을 주입 깊게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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